[스크랩] 통화란 뭔지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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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화폐? 통화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돈은 글자 그대로 우리가 너무나 사랑하는 놈입니다. 100원 짜리, 1000원 짜리, 만원 짜리를 바로 돈이라고 합니다.
화폐란 무엇일까요? 돈과 화폐는 똑같은 놈입니다. 굳이 차이를 들자면 돈은 순수한 한글이고 화폐는 한자어라는 것이죠.
그러면 통화는 무엇일까요? 통화는 통용되는 화폐를 줄인 말입니다. 화폐면 화폐지 통용되는 화폐는 무슨 소리냐구요?
언제나 처럼 숩게 설명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전 재산이 현금 10만원과 1000만원 짜리 통장이라고 합시다. 이때 현금 10만원은 화폐가 확실합니다. 그런데 1000원 짜리 통장은 화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엄밀히 말하면 화폐가 아니지만,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돈으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통예금이라면 아무런 손해 없이 돈으로 만들 수 있고, 적금통장이라면 이자를 손해보기만 하면 언제든지 돈으로 바꾸어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1000만원 짜리 통장은 통용되는 화폐가 되고, 통화 속에 포함이 됩니다.
통화량는 통용되는 화폐의 양을 줄인 말입니다. 숩게 말해서 시중에 돌아 다니는 돈의 양을 줄인 말입니다. 통화량이 많다는 이야기는 시중에 돈이 철철 흘러 넘친다는 이야기이고, 통화량이 적다는 이야기는 시중에 돈이 없어서 야단법석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시중에 돈이 지나치게 많으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빵이 세 개 있고, 돈이 30원 있는 나라의 빵 값은 한 개에 10원 됩니다. 어느 날 이 나라의 조폐 공사 사장이 심심해서 돈을 90원이나 더 찍어 냈다고 합시다. 그러면 빵 한 개의 가격은 40원으로 폭등하고, 빽 없고 줄 없는 일반 시민들은 쫄쫄 굶어야 합니다. 특히 들어오는 돈이 정해진 월급쟁이들은 줄을 맛일 겁니다.
물론 돈을 찍어낸 만큼 빵을 9개 더 만들어 내면 상관이 없지만 돈은 하루 밤에 찍을 수 있지만 빵은 1년이 걸려야 만들 수 있습니다. 어렵게 말해면 통화량이 늘어나면 물가가 뛰고 물가가 뛰면 월급쟁이 들은 줄을 맛이고, 죽을 맛을 느끼다가 정도가 지나치면 환장을 하게 되고, 환장을 하게 되면 폭동이 일어날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통화지표
이제 통화량이 왜 중요한지 아셨 겠죠? 한국은행의 가장 중요한 임무중의 하나가 통화량을 적당하게 조정하는 것입니다. 너무 많지도 않게, 그렇다고 너무 적지도 않게, 멋질 정도로 적당하게... 안으나 서나 통화량을 적당하게 조절하기 이해서 노력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어디까지를 통화로 보고, 통화의 양을 조절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살펴 보았듯이 100 원 짜리, 10000 원 짜리 같은 돈은 통용되는 화폐가 확실합니다. 보통예금통장에 있는 돈도 통장을 깨면 언제든지 돈으로 만들 수 있으니 통용되는 화폐로 보아도 별 무리가 없습니다. 적금통장도 이자만 손해를 보면 언제든지 돈으로 바꿀 수 있으니 통용되는 화폐로 볼 수가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집도 팔아치우면 돈으로 바꿀 수 있으니 통용되는 화폐로 보아도 무리가 없습니다. 사태가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 세상 모든 것이 통용되는 화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화지표라는 것이 등장했습니다.
통화지표란 통화량 측정의 기준이 되는 지표라고 보면 됩니다. 통화지표 중에서 유명한 것에는 본원통화, M1, M2 등이 있습니다.
본원통화란 글자 그대로 진짜 통화로서 100원 짜리 1000원 짜리 같은 돈을 어렵게 표현한 것입니다.
M1이란 본원통화에다가 예금통화를 더한 것입니다.
예금통화가 뭐냐구요?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보통예금통장도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돈으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통용되는 화폐로 볼 수 있다고 했죠? 예금통화란 보통예금통장에 들어 있는 돈을 어렵게 표현한 말입니다. 적금통장에 있는 돈을 넣지 않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앵간 해서는 적금통장을 해약하지 않기 때문에 통용되는 화폐로 보기가 어렵다는 주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M2(흔히 총통화라고 부른다.)는 본원통화에가 예금통화(=보통예금통장의 돈), 그리고 적금통장의 돈도 포함한 것입니다. 적금통장의 돈도 미친척하고 찾으면 되기 때문에 통화로 포함시킨 것입니다.
이밖에도 각종 통화지표가 있지만 현실의 경제가 변함에 따라 통화지표의 종류도 새로 생기거나 변하게 마련입니다. 한국은행이나 기타 통화와 관련된 많은 기관들은 현실의 물가나 환율, 경기들을 가장 잘 나타내는 통화지표를 발견하고,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제신문에서 M2가 늘어나고 있다거나, M1이 늘어 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면 한국은행에서 돈을 마구 찍어 내기 시작했다고 보면 별 무리가 없을 겁니다.
■ 통화의 변동원인
통화는 통용되는 화폐의 양을 줄인 말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통화가 변동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 보겠습니다.
통화가 변동하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정부에서 돈을 무식하게 찢어 내는 경우입니다. 세금은 안 거치고 한방에 뚫으려고 했던 고속전철이 중간에 자꾸 깔아 앉고, 돈은 필요한데 나올 곳은 없고, 이럴 때 정부는 무식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을 사용하게 됩니다. 즉, 무식하게 돈을 팍팍 찍어내는 거죠. 또 요즘처럼 시중에 돈 가뭄이 들어 난리가 나면 정부는 돈 가뭄을 해소시키기 위해 돈을 막 찍어내기도 합니다.
통화가 변동하는 두 번째 이유는 해외에 수출을 많이 했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우리 나라 기업이 해외에 수출을 많이 해서 달러를 왕창 벌어 들이고 있다고 합시다. 기업은 노동자의 임금도 주어야 하고, 원자재 값도 치루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달러를 은행에 가져가서 원화로 바꾸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통화가 늘어납니다. 이렇게 해서 늘어난 통화를 해외부분에 의한 통화의 증가라고 합니다.
은행에 의한 통화증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약간 어려우니 단단히 각오 하십시오. 여러분이 은행을 경영하고 있는데 홍길동 이로부터 1000만원을 예금 받았다고 합시다. 이때 여러분은 이 돈을 가만히 가지고 있을 겁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빌려 줍니다. 그렇다고 전액을 다 빌려 줄 수는 없습니다. 길동이가 가출(?) 하려고 돈을 몽땅 찾으러 올 수도 있으니까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300만원은 남겨두고 700만원을 임꺽정이에게 빌려 줍니다. 한달 뒤에 800만원으로 갚으라고 하고....
그런데 바로 이 순간 엄청난 일이 일어 났습니다. 맨 처음 길동이의 돈 1000만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꺽정이는 대출을 통해서 700만원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길동이가 1000만원을 장롱 속에 넣어두었으면 통화량은 1000만원 밖에 되지 않는데, 은행에 예금을 함으로 해서 통화량이 1000만원에서 17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은행을 통해서 늘어난 통화를 예금통화라고 하고, 유식한말로 은행이 신용을 창조 했다고 합니다. 즉, 돈을 창조했다고 하는 것이죠.
그런데 사태는 여기서 끝이 나지 않습니다. 꺽정이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이야기합니다.
『꺽정아 700만원을 모두 빌려가다가 은행강도 만나면 엿 되어 버리잖아. 우리 은행에 저금해두고,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찾아가라. 그게 낫잖아』
꺽정이의 생각에도 그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꺽정이는 돈을 은행에 맡기고, 은행은 돈 700만원 중에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210만원은 남겨두고 나머지 490만원을 또 다른 사람인 일지매에게 빌려줍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예금통화는 끝없이 창조되고, 통화량도 늘어나게 됩니다.
■ 통화의 변동결과
통화량이 변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통화량의 변동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앞에서 짧게 살펴보았습니다. 통화량이 지나치게 많아도 안되고 통화량이 지나치게 적어도 안 된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생산된 물건은 변함이 없는데 돈만 늘어나니 물가가 뛰는 것은 당연 합니다. 통화량이 늘어나면 물가가 뛰게 됩니다. 물가가 뛰게 되면 월급쟁이는 생 똥을 싸게 됩니다. 하지만 통화량을 늘인다고 해서 금방 물가가 뛰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한 시간이 흘러야 합니다.
여기서 충분한 시간이라고 표현한 것은 어떤 경제학자는 통화량을 늘이면 물가가 뛰기 마련이라고 하지만 어떤 경제학자는 통화량을 늘어도 물가가 뛰지 않고 오히려 경기가 좋아진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통화량이 늘어나면 금리가 내리게 됩니다. 시중에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보다 돈의 공급이 늘어나니 금리가 떨어집니다. 금리가 떨어지니 한번 해볼만하다고 생각한 기업들이 돈을 빌려서 투자를 늘일 유혹에 빠지게 되고, 실제로 투자가 늘어나게 되고 경제가 좋아지게 됩니다.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 땅에 경제학이 생기고 날마다 싸우고 있고,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았으니까요.
■ 적정통화
무식하게 돈을 많이 찍어 내면 물가가 폭등하고, 돈의 가치가 폭락하는 반면, 지나치게 돈이 작으면 사람들이 돈 독이 올라 눈에 보이는게 없어지고 나라는 풍지박산이 나게 됩니다.
통화량은 어느 정도가 가장 적당할까요? 한국은행 총재의 짬밥으로 결정할까요? 아니면 조패공사 사장의 컨디션에 따라 결정할까요?
적정한 통화량에 대한 논의는 경제학자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이 제안 되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간단합니다.
대체로 한나라의 통화증가율은 물가상승률에다 경제성장률을 더해서 계산합니다. 즉 통화증가율 = 물가 상승률 + 경제성장률이 됩니다.
예를 들어 한나라의 경제성장률이 10%이고 물가상승률이 5%라면 한국은행은 15%의 돈을 더 찍어내는 겁니다. 물론 공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 책의 수준을 벗어나고, 제가 잘 모르는 관계로 얼렁뚱땅 넘어 가겠습니다.
출처: [백수와 함께하는 경제신문 읽는법]